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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장 일문일답] 고개 떨군 두산 이승엽 감독 “제가 아직 부족… 선수들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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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이 3일 3일 열린 KT와의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 2차전에서 복잡한 표정으로 물병을 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쓸쓸하게 고개를 떨궜다.

프로야구 두산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전날(2일) 열린 1차전도 0-4로 완패한 두산은 통한의 2연패와 함께 짧은 가을야구를 마쳤다.

KBO리그 최초 WC 결정전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앞선 9번의 WC 결정전 시리즈에서 4위 팀이 5위 팀에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티켓을 내준 사례는 없다.
최초의 불명예를 두산이 가져가고 말았다.

이날 선발 중책을 맡은 최승용은 4⅔이닝 무실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3번째 투수로 나선 이병헌이 6회초 강백호에게 1타점 결승타를 헌납하며 패전 멍에를 썼다.
‘고구마 타선’도 패인이 됐다.
1차전에 이어 이날 2차전까지 18이닝 연속 침묵하며 KBO리그 WC 결정전 연속 이닝 무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다음은 패장 이승엽 두산 감독의 일문일답.

Q. 시리즈 총평

“우선 2패를 했기 때문에, 여기서 시즌을 마감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고 이 2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끝났다.
점수를 내지 못한 게 (패인이다)… 아무래도 야구는 홈 플레이트를 누가 많이 밟으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점수 없이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한 것 같다.


Q. 다음 시즌 과제도 확인했을 텐데.

“우선 잘 치고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전과 같은 빅 게임에서는 얼만큼 뒤에 있는 타자에게 연결을 해주는지, 실수하지 않고 찬스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응집력을 갖는지가 중요하다.
2경기에서 삼진이 의외로 많았다.
디테일한 야구가 되지 않았고, 홈에서도 아웃도 당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나왔다.
올 시즌 장타력으로 정규시즌에서 재미를 많이 봤는데 단기전에서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힘들게 경기를 치렀다.
내년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야구도 중요하고, 디테일한 야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팀이 전부 베테랑 위주다 보니까, 어린 선수들하고 경쟁 체제가 아직 되지 못한다.
젊은 선수들이 아직 못 올라와서 베테랑들에 의존해야 한다.
주전급과 백업들 실력의 차이라고 할까. 그게 많이 나다보니까, 중용하는 선수들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갈리는 게 문제점이 아닌가 싶다.
그 격차를 줄이냐에 따라서 강팀이 될 수도 있고, 이대로 흘러갈 수도 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시즌이다.


Q. 시즌을 마무리 했다.
팬들께 한마디

“너무나 죄송스럽다.
(프로 감독이)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는 직업이지만, 야구장에 나오는 게 가장 행복하다.
선수들과 함께하며 열심히 이기려는 모습을 보면서 감독으로서 선수들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아직 좀 부족한 것 같다.
팬들께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2월1일부터 10월3일까지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다.
아직까지 제가 부족하다.
선수들이 제일 고생 많았다.
팬들께도 죄송한 마음을 가지겠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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