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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제,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던 '백설공주'[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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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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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4% 되자 '등산'이라 표현
"기억에 오래 남는 배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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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우제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청춘물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백설공주'에서 지질하면서도 대담한 사건을 저지른 역할을 완벽 소화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이우제다.

지난 4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 이하 '백설공주')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 고정우(변요한 분)가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히트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드라마화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무실에서 만난 이우제는 "팀끼리 너무 끈끈하고 방영 전까지 단톡방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등 가족같이 지냈다. '언제 나오지?' 말도 많이 했는데 막상 끝나버려서 헤어지는 것 같아 시원섭섭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나쁜 놈일 수밖에 없어 죄송스럽지만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극 중 이우제는 무천사랑병원 응급실 간호사 신민수 역을 맡았다. 민수는 정우의 학창 시절 친구로 정우가 살인혐의로 체포됐을 때 최덕미(고보결 분) 양병무(이태구 분)와 함께 사건에 대해 진술했다. 정우가 출소하고 무천마을로 돌아오자 반갑게 맞이하지만 이후 병우와 함께 심보영(장하은 분)을 강간한 성폭행범임이 드러난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했지만 일주일 만에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3회 4.6%로 수직 상승했고 최종회에선 8.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을 보고 너무 좋았고 예상했어요. 내용 자체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잖아요. 촬영할 때 모두가 열심히 해 그 진심이 통한 것 같아요. 2%에서 4%로 올랐을 때 다들 '등산'이라고 표현했는데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래프가 나쁘지 않네' 이러면서요. 두 자릿수에 살짝 못 미쳐 아쉽지만 볼 매체가 많아졌기에 향후 입소문을 타고 역전이 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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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우제는 '백설공주' 속 민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민수로 빙의해 직접 일기를 썼다고 밝혔다. 왼쪽은 이우제가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로 일기를 쓴 사진. /서예원 기자,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민수는 큰 덩치에 비해 예민하고 소심하며 때로는 부모님께 징징거리는 어린애 같은 성격도 갖고 있다. 그러나 10년 동안 정우 면회를 한 번도 오지 않는 냉철함도 있다. 그는 출소한 정우가 반가운 한편 보영의 사체가 발견돼 10년 전 사건이 재수사에 돌입하자 겁을 먹는다.

이우제는 민수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최대한 '민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봤다고 한다. 또 민수에 빙의돼 일기를 썼단다. 정말로 민수를 하고 싶고 '백설공주'에 참여하고픈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여러 사건이 얽혀 있는데 전체 그림보다 '민수의 입장'에서 생각했어요. 최대한 민수의 시선과 감정으로요. 2008년 1월 5일 임의로 날짜도 정하면서 사건 일기도 썼어요. 어두운 장면, 딥한 부분이 처음이기도 했고 좋아하는 장르라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캐릭터가 돼 일기를 쓰는 방법을 처음 해봤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일까. 이우제는 민수의 성격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했다. 그는 민수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장면으로 '보영이가 사고를 당했을 때'를 꼽았다. 또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표현해. 억누르지 말고'라는 감독님의 말에 모든 걸 다 표현했다는 그는 일부러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단다.

"민수는 '뻔뻔해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에요. 속으로 (정우를) 걱정하지만 막상 자기 밥그릇은 뺏기기 싫은 이기적인 인간이죠. 보영이가 사고를 당한 후 건오(이가섭 분)가 신고하려 하자 민수가 말리거든요. 그게 진짜 민수예요. 교묘해요. 병무는 기분 나쁜 걸 다 표현하지만 민수는 앞에서 아닌 척하면서 뒤에서 머리를 굴리고 있죠. 영악하고 이기적인 것.(웃음) 원작에선 민수가 서사가 많은 인물이 아니에요. 오히려 원작을 봄으로써 갇히게 될까 봐 일부러 보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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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우제는 '백설공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고정우가 망치를 들고 온 장면(위)과 현구탁이 자신을 협박하러 온 장면을 꼽았다. /MBC 방송화면 캡처

보영이와 다은(한소은 분)의 살인 사건의 진범이 정우가 아니라는 게 밝혀지며 마을 사람들의 갈등은 최고조가 된다.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은 살인사건 현장에 있었지만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민수 역시 정우가 망치를 들고 병원에 찾아오자 겁에 질린 채 도망가지만 끝내 열등감에 폭발해 "너 때문"이라고 정우 탓을 한다.

이우제는 이 장면을 "대본으로 봤을 때도 충격적"이었다며 인상 깊은 장면 1위로 꼽았다. 또 현구탁(권해효 분)의 협박에 병우에게 잘못을 모두 넘기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단다. 이 과정에서 이우제의 열연이 돋보였고 시청자들에게 호평받았다.

"대본 봤을 때 '망치신'에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촬영은 겨울에 했는데 요한이 형이랑 땀을 뻘뻘 흘린 기억이 있어요. 그런 기분이나 감정은 처음이었어요. 현구탁이 꼬드겼을 때도 충격적이었죠. 권해효 선배랑 호흡 맞춰서 영광이었고 요한이 형도 많이 도와줬고 저 혼자 잘해서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아요."

작품은 2022년 6월 촬영을 끝냈지만 약 2년 넘게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 사이 이우제는 MBC '밤에 피는 꽃'(이하 '밤피꽃)'과 tvN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백설공주'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올해 3연타를 이뤄냈다.

"주변에서 너무 좋겠다고 해주셨어요. 어제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감사하면서도 스스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잘 됐으면 좋겠고 또 오디션을 보면서 여기저기 문을 두드릴 거예요. ('백설공주'에서) 빌런 역할을 하니 미움도 받았는데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민수같이 뒤에서 칼을 숨기기보다 대놓고 악역도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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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우제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우제는 오디션으로 '백설공주'에 합류했다. 앞서 '선업튀' '여신강림' '어쩌다 발견한 하루' 등 청춘물로 사랑받은 그이지만 스릴러 장르에 도전장을 내밈으로써 이미지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는 '백설공주'를 선택한 이유로 "무조건 하고 싶었다"며 당시 굳은 의지를 다시 한번 보였다. 그러면서 실제 성격을 설명하며 민수와 전혀 다름을 강조했다.

"아무래도 과거 학원물을 했다 보니 이번엔 선배들과 호흡하고 싶었어요. 공부도 될 것 같고 배울 점도 많을 것 같았거든요. 또 그전 역할들이 순수하고 귀여웠다면 민수는 어두운 내면을 갖고 있잖아요. 이 부분을 잘 연기한다면 새롭지 않을까 싶었죠. 시놉시스를 봤을 때 너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 간절함이 감독님께 전달된 것 같아요. 실제 성격은 조심스러운 스타일이에요. 생각도 많고요. 민수와 다르답니다."

붙을 거란 확신에 찼고 또 잘 될 거라 확신에 찼던 '백설공주'다. 그의 노력 덕분에 확신으로 가득 찬 이 작품에서 얻고 배운 건 무엇일까. '백설공주'를 통해 이우제는 '기억에 오래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과거 맡은 캐릭터들은 인물 설명과 서사가 상대적으로 짧았는데 '백설공주'에선 서사가 명확했어요. 그래서 다가가기 수월했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었죠. 장르를 정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특히 '백설공주' 끝나고 든 생각인데요. '기억에 오래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러 장르, 작품 소화가 가능한 '올라운더'로 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꿈이자 목표예요"

그러면서 "민수 때문에 화가 났던 사람들, 너무 죄송하고요. 그동안 저희 드라마를 재밌어해주고 관심 가지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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